눈누 / 메이플스토리1 / 하얀마법사 / 시기
[ 하얀 마법사 X 비안 위켄헤디아 White mage X Vian Wickenheadia ]
* The Ancient Magus Bride AU, 죄악주제는 시기(질투)
* 하얀 마법사가 절반정도 타락한채 트립한 시점, 비안은 두번째 슬레이 베가(밤의 총아, 요정들의 로빈(총아))
* 슬레이 베가는 요정들에게 사랑받고 도움을 받아야 할 존재로 나옵니다
* 슬레이 베가로 한번 살고나서 마력과다로 폭주, 죽은 뒤 두번째 슬레이 베가라는 설정
* 설정상 하얀 마법사는 그림자의 가시나무(필룸 무랄리스 - 찢어삼키는 성채), 참고로 마법 못쓰게됩니다 :9★.
* 원작(만화책 정발본)을 참고했습니다, 설정상 오로라 협회는 일루미나티같은 단체종교로 등장합니다.
* 마법사들은 사역마, 혹은 요정을 이웃, 좋은친구 라고 부릅니다만 이름이 있지만서도 아직 전부 나오지 않았습니다
주변에서 둘러쌓이며 느슨하게 느껴지는 어두운 그림자, 어둠에 휘말려 흐트러진 빛의 파편이 바람의 길로 들어서 흩날리던 그날, 내 손안에 쥐어잡혔던 이질감은 더욱 더 멀리 더욱 더 잘게 조각나고 흩뿌려져 알수없던 누군가의 애달픈 눈물의 길을 자아냈다. 내 이름은 비안 위켄헤디아, 그 이전에도 이번에도 앞으로도 슬레이 베가로 남을 나를 과연 필요 악도 아니고 필요 선도 아닌 그 애매모호한 경계에서 당신이 나를 붙잡을 수 있을까? 설산의 그림자나무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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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하얀 로브가 어깨에 걸쳐진 채 찰랑이던 은백색의 머리카락이 천장에 달려있던 전등빛에 이끌려 발걸음이 멈춰지기가 무섭게 목에 걸린 쇠사슬이 잘그락거리며 바닥을 쓸었다, 이내 로브가 바닥으로 떨어지며 그 속에 감춰진 깨끗한 피부가 눈처럼 희었으나 말을 하지 못하게 하려는듯 입마개가 채워져있었고 푸른눈동자는 맑게 빛난채 그저 앞을 바라볼 뿐이였다, 조용히 앉아있던 나와는 달리 곁에서는 그를 장식용으로 사용하기위해 번쩍이는 시선을 감추지않았으며 입술을 적시며 입맛을 다시는 모습에 지켜보던 나로서는 속이 뒤틀렸다, 들썩이는 경매장이 당장이라도 저 남자를 먹어 치울것같았다, 아니 분위기상 이미 먹어치웠겠군.
“정말 순도높은 마력이로군,,”
“슬레이 베가와 맞먹을정도야.”
“외모도 상당히 수준급이로군요.”
“박제로도 나름,,괜찮을정도로라서 탐이 나는군요.”
“이번 경매상품은 이것! 마력은 슬레이 베가와 동급임에도 불구하고 순수한 마력을 가졌죠ㅡ 150부터 시작합니다!!”
“200! 아니 250!”
“300!”
“450!!”
“650! 700!”
“700,,,ㅇ,아니 900! 젠장, 1000!!”
“1000! 1000 이상 올리실분은 안계십니까?!!”
“1700으로 부탁하지.”
“1700,,,세상에,,오로라협회 리더!”
“결국 저 물건은 오로라에서 들여가는건가,,간만에 좋은 물건이였는데 아쉽군 아쉬워.”
“쉬잇- 자네 목소리가 너무 크지않나, 줄이도록 하세.”
“1700 이상이 없으시면 이 가격에 낙찰ㅇ,,”
“2500, 아니 너무 작으니 3000으로 하지.”
“,,,슬레이 베가?!”
“저 여자가 왜 이런곳에?! 그보다 내가 잘못들은건가? 3000이라고?”
“아쉽게 되었네요 오로라, 저도 이번상품은 내가 좀 탐이나서말이죠,”
“젠장,,! 슬레이 베가아아아아!!! 매번 상품 매각마다 훼방을 놓다니!!!!”
“꼬우면 돈 더내면 그만이잖아요? 뒷세계에서 살아가는 족속주제에, 본래 오로라의 이름이 울겠습니다 영감님.”
떠들썩해진 경매장을 뒤로한채 분노를 표출하는 영감의 어깨를 가볍게 툭툭 두드려준뒤 나가자 몇걸음 뒤에서 브로커가 쇠사슬을 이끌며 하얀 사내를 잡아끌었고 저것을 바라보며 입맛을 다시다가도 이내 나와 눈이 마주치자 못볼것을 봤다는마냥 바닥에 침을뱉고선 한바퀴 돌아 스르륵 사라졌다, 마치 그 자리에 없었던 사람마냥 기척까지.
“당신이 나를 산 사람입니까?”
“그래, 하얀 꼬맹이주제에 의외로 검은가시가 서있군.”
“누가 하얀 꼬맹이입니까? 당신은 저보다 더 작지않습니까.”
“출생지 불명, 국적 불명, 나이는 대략 청년이라고 보면 될것같습니다만,,공격적일 수도 있으신데 괜찮으시겠습니까?”
“내가 샀으니 그 주둥아리 좀 닫는게 좋겠어 브로커, 재잘재잘 씨끄럽군.”
“예, 실례했습니다 슬,,아니 교화의 요정 (Erziehen 독일어로 개화, 교화. 드물게 세련, 우아를 쓴다.)”
“,,아무리 제 사정이 사정이라지만 이 나이에 돈으로 팔리게되다니 세상 참 별세로군요.”
“결정은 당신이 했습니다, 이름도 없고 돈도 없고 가진것이라고는 약한 몸과 광대한 마력뿐이지요.”
“마법없이 몸과 순도높은 마력뿐이다? 지팡이는?”
“지팡이가 있었지만 도저히 마법용품이라고 볼 수 없는 물건이였습니다, 그래서 의견을 물었죠.”
“흐음, 그 말은 저녀석이 이 세계의 생명이 아니라는건가, 꽤 흥미로운데.”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언어를 익히는것도 조금 걸리긴 했습니다만 선택은 주인의 몫이라고 할까요.”
“선택이라는건 무슨소리야 브로커, 귀찮은 일을 내게 떠넘기려는건가?”
“제 말은 마저 이 세계의 룰을 가르치실지, 아니면 마법재료로 쓰실지,,선택지는 많으니까요.”
하얀 머리카락이 사르륵 가라앉으면서 애써 자신의 목과 손에 채워진 사슬로부터 시선을 돌리려는 푸른눈이 어쩐지 기분이 나빠져 손을뻗어 두껍지도 그렇다해서 얇지도 않은 쇠사슬을 적당히 잡아당기며 웃었다, 브로커가 마력을 쓸수없기에 제일먼저 입마개를 풀어줬다지만 조금은 놀란듯한 눈동자와 마주하게 되자 갑작스럽게 다가간 내 행동에 움츠러들기라도 한건지 아니면 스스로 제 상황을 받아들이려고 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시선을 피하는게 정말 맘에 안들었다.
“함부로 시선 피하고 다니지마, 난 내 물건에게 고개를 돌려도 된다고허락하지 않았어.”
“그럼 3000 [16년 6월 22일 환율로 3000만 파운드는 508억 530만원] 지불되셨습니다.”
“저번에 값을 지불한 보석과 불사조 한쌍, 설산에서 눈꽃으로 짜올린 망토 4벌 집으로 보내줬으면 하는데.”
“예, 이제 물건이 모아졌으니 금방 보내드리지요.”
“그럼 출발하도록 하지, 이동할테니 제대로 붙잡는게 좋을거야.”
“조심히 돌아가십시오, 마법사.”
입고있던 베이지색의 자켓안에서 지팡이를 꺼냈다, 은빛 광택을 띄는 새가 지팡이의 손잡이 부분을 차지했고 점차 녹음을 품은 대양같던 연녹색으로 짙게 변하는 이것은 아주 오래전부터 애용하던 지팡이였고 재료또한 귀했다, 바닥에서 배꼽까지 오는 지팡이가 상의를 가리는 짧은 자켓에서 나오는걸 유심히 보는 하얀남자의 팔을 끌어당기며 지팡이의 끝으로 바닥을 두드리면서 주문을 읊기시작했다, 주위에 어정쩡하게 서있다보면 이동마법에 휘말리는걸 알고있는 브로커는 고개를 잠시 숙였다가 이내 밖으로 사라졌기에 주문을 시전하는 나와 하얀남자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없었다ㅡ
‘로단테에 카틀레아, 노란주나무의 고리, 그 억센 가지를 수 없이 자아내, 백만의 약조를 맺으리라.’
이내 주위가 검게 물들이다가도 코 끝을 간질이는 꽃내음이 바람과 섞여 흘러오고 있었으며 울렁이는 시선은 점점 제 자리를 잡아가며 주위환경을 새로 그려내듯 더해갔다, 마침내 잔디밭에 다리가 안착하고나서야 나는 그를 놓아주었고 이동마법이 처음인듯한 그는 휘청거리다가 이내 뒤로 넘어갈것같기에 쇠사슬을 잡아당겨 넘어지지않도록 해야했고 넘어가지 않는 나때문에 목이졸려서 한동안 켁켁거리며 목을 붙잡고있어야했다.
“켁,,케흑,,!”
“넘어지면 안주인한테 곤란해서, 모쪼록 첫만남인데 그 꼴로 들어갈 수는 없잖아?”
“,,좀 평범하게 팔이나 잡아주면 안됩니까? 목이 남아나질않겠습니다.”
“어짜피 이건 더이상 할 필요도 없으니까 그렇게할까.”
“예, 그렇습,,예?”
내 말을 이해하지못한 사람마냥 그저 말 없이 눈알만 도르륵 굴리며 깜빡깜빡이더니 내게 설명을 요구하는듯한 시선을 슬쩍 던지는걸 보며 잠깐 무시할까 생각하다가도 잠깐 봤었던 말투나 성격으로나 달라붙어서 물어볼게 뻔하기때문에 경매장에서 묻었을법한 먼지를 로브에게서 털어낸 뒤 그와 시선을 마주했다, 여기서 살아야 할 사람이니 가르쳐주는것도 나쁘진않겠지, 마법을 과하게 사용하지못하도록 마력을 제한하는것도 괜찮을것같고 오히려 내겐 이득이리라. 멋대로 날뛰는건 내 타입도 아니였고 그닥 호감가는 스타일은 더더욱 아니였으니까. 마력이 폭주해봤자 본인이나 주위의 피해로나 문제될것같기에 손가락을 들어 그의 구속도구를 손끝으로 그저 톡 치고나서 두어걸음 물러나자 가볍게 금이 가기 시작해서 모래로 변한 뒤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제 되었지? 어서 따라오는게 좋을거야 퍼피(제자)”
“아,,? 방금 뭐라고,,하셨습니까?”
“퍼피라는 발언이 신경쓰이나보지? 싫으면 나가도 되는데, 너 여기서 어디 갈 수는 있나?”
“ㄱ,그런건 어떻게든,,”
“돈도 마법도 안되는놈은 쉽사리 죽어버리지, 마법사들은 특히 더하지만말이야.”
“,,그럼 어째서 퍼피라고 부릅니까?”
“넌 내가 사왔으니 이세계의 마법사에 대해 가르쳐야할거 아니야, 언제 돌아갈지도 모른다면서.”
“사온걸로 책임을 지겠다는 소립니까?”
“그럼 영감한테 손놓고 빼앗기라는말이야? 온갖 더러운일을 밥먹듯하는 그 마술사들에게,,”
“적어도 당신은 저라는 짐을 신경쓰지않아도 될거 아닙니까.”
“미쳤어? 너같은 마력은 낭비되어서 좋은일에 쓰이지못해, 기왕쓸거 좋은곳에 쓰라고,,게다가 너도 슬슬 보이지?”
“무슨,,이게ㅁ,,앗!”
“장난은 그만둬, 내가 데려왔으니 귀찮게하지말라고 아리엘(바람의 정령)”
“우리들의 로빈이 데려온게 누군지 구경하려고했는데,,이거 가시나무의 가지잖아? 이런거 필요없잖아 로ㅡ빈ㅡ”
“말 함부로 하지말랬지, 마침 운 좋게 구한거야,,저번 가시나무가 죽은건 1000년도 더 되었잖아?”
“우리에겐 시간이라는건 쓸모없는거야 로빈, 그 가시나무는 얼마나 흉포했는지 너도 잘 알잖아!”
“그래서 내가 가르친다는거 아니겠어, 돌아갈때까지 조력해주지 않으면 나도 조력하지 않을거야.”
“저기,,가시나무는 무엇이고 아리엘은 무엇입니까?”
“가시나무는 너를 뜻하고 아리엘은 이녀석들을 뜻해, 바람의 요정이지만 나의 좋은 이웃이기도 해.”
“하얀모습이라곤 하지만 우리들은 알아. 로빈, 친애하는 우리들의 로빈, 저녀석은 악이 될거야.”
“아리엘, 저녀석이 필요 악이 된다고 하더라도 막을 수 있어, 그리고 이 세계에 속한 자가 아니잖니 그만 돌아가렴.”
“,,,알았어, 그치만 우리가 호락호락 도와줄거라곤 믿지마 설산의 그림자가시, 베에ㅡ”
이내 혀를 쏙 내밀다가 포르르 날아가버리는 모습을 지켜보며 가볍게 웃었다, 그러고보니 몇주 뒤에는 집을 떠나 몇일정도 티르나노그(젊음의 나라, 아일랜드 신화에 나오는 요정, 정령의 나라)를 거쳐 티타니아 여왕과 오베론 왕(티르나노그와 엘비언(브리튼 섬의 옛 이름)(티타니아 여왕은 브리튼의 밤을 지배하는자 이기도 함)에서 사는 요정들의 여왕과 왕)에게 다녀와야 하고 바티칸에도 갈 때가 다 되었으니 들리는게 좋겠지, 집의 문을 열고서 들어가자 키 큰 여성 두명이 내 로브를 받아주었고 손짓으로 그의 옷도 받으라 지시 한 뒤 거실로 발걸음을 향했다.
“역시 집이 좋긴 좋구나, 맞아주는것도 즐겁고 식구도 한명 늘었고.”
“,,그나저나 당신, 아니 마법사,,라고 불러야합니까.”
“응? 나 부른거야? 물어보고싶은 질문이라도 있다던가,,그런건가?”
“뭐라고 불러야하는지 감을 잡을 수 없으니 이름을 알려주십시오.”
“으음,,정말 오래살다보니 이름이 많은데,,교화의 요정, 중재자, 슬레이 베가(밤의 총아), 로빈(총아), 미드(벌꿀술), 마법사, erziehen, aged, mucho, antigua, zerfledern, alt, già, bătrân, vetústus, longǽvus,,,아는건 여기까지야.”
“얼마나 오래 살면 그만큼의 이름으로 불리는겁니까, 100년? 200년?”
“500년을 넘어서는 잘 모르겠는걸, 다들 제 멋대로 붙여버리니 신경쓰지않기도 하고 이름에 집착할 필요가 있을까?.”
“,,저 여성분들은 뭐라고 부릅니까? 상당히 키가 크시더군요.”
“저들? 아, 밴시 혹은 반시라고 불리는 요정이야, 집에서 죽을사람이 있으면 미리 알려주는 요정들이고 죽은사람을 위해 구슬피 울어주는데도 사람들은 소름끼친다며 질색을 하더라고, 집에서 안주인노릇을 톡톡히 해주기때문에 나는 집안일에 신경쓰지 않아도 될 정도고, 저들이 더러운걸 그다지 안좋아하다보니 붙잡히고싶지않으면 최대한 단정하게 다니는게 좋을거야. 나야 이런 로브는 모습을 숨길때만 입는편이라 평소에는 간편하게 입고다니지, 눈에띄는게 좋아?”
“저도 이목을 끄는것은 좋아하지 않습니다만,,당신은 특이하군요."
"특이하다? 내가 보기엔 평범한데,,어떤면이?"
"저런 요정이나 미물들조차 당신을 사랑한다는것이, 특이점을 찾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ㅡ"
"눈치는 엄청 빠르네, 맞아 저들은 나를 사랑하고 힘을 빌려주길 원해."
"어째서? 그들은 당신에게 얻을것이 없는데도?"
"내가 그들에게 미드이자 로빈이기 때문이야, 매마른 초원에 피어난 꽃 한송이라고 해야할까 저들은 그저 달콤한 꿀에 이끌려가는 한마리 한마리의 꿀벌이라고 해둬야겠지. 이 하늘아래 존재하는 정령과 요정들에게 아주 소중한 존재이면서도 상냥한 이웃, 그리고 이 세계의 마법사들에겐 나는 단지 희귀한 마력생성자,,높은 마력을 생산하는건 어렵거든."
"마력을 생산하는것만으로도 그렇게 이를 들어낼 필요까지는 없지않습니까."
"물론이야, 하지만 과연 한사람이 수십, 아니 수백, 수천명의 마력을 만들어낸다면? 그것도 고농축으로 아주 진하게."
",,탐이,,,나겠죠. 우리쪽의 마법사들 또한 더러운일은 수없이 해냈지요. 사람을 죽여서라도,,"
"맞아, 내 이전의 삶은 그래왔었어ㅡ 수십, 수백번 그들의 이용가치를 채우기위해 대량의 마력을 뽑혀야했지."
“이전의 삶이라 함은, 당신은 이미 죽은사람이라는 말을 하고싶은겁니까?”
“다시 태어나긴했지만 이 운명은 너무 지독해서 이 궤도에 오른 사람은 두번다시 벗어나지못해.”
“,,,그건 그것대로 괴롭겠군요.”
“괴로워,,? 그렇게 보인다고 말하고싶은거야?”
“예, 제가 감히 할 말은 아니겠지만,,결말을 아는 인생을 또 다시 겪는다는건 무척 고통스러울것같습니다, 무엇보다 자기 자신의 의지가 아닌 타인의 욕구로 이용당하는것이 무엇보다 제일 괴롭겠지요.”
“,,쓸데없이 직감은 좋아, 그보다도 아까 이름을 듣지못한것같은데.”
“이름은 딱히 없습니다만 모습이 하얗다보니 하얀마법사라고 불린것을 빼고는,,딱히 없었습니다만.”
“만? 덧붙일 내용이라도?”
“이쪽에서도 오로라가 존재하는게 조금 우습군요.”
“뭐, 협회라는게 거기서 다 거기지.”
“아뇨, 제가 살던곳에서 제가 이끌었던 소속이 오로라였습니다, 그곳에서 빛을 연구했었죠.”
“빛을? 우리와는 완전히 다른 개념이라 의외인걸, 우리는 연금술같은 물질주의라 그런쪽으로는 발달하지않았어.”
“짐작은 했습니다만,,여기서는 제 능력이 듣지않는걸로 봐서 초월자가 아닌 필멸자가 된것같군요.”
“아무리봐도 퍼피의 말은 빙빙 돌려말하는것같아서 알아듣기 힘들단말이지.”
“그렇습니까, 참고하도록 하죠.”
“그럴필요까진 없어, 나는 너를 내 퍼피로서 키울생각도 있지만ㅡ 널 보자마자 생각이 조금 바뀌었어.”
“그 변화는 언제부터?”
“경매장에서, 퍼피이자 나의 반려자가 될 사람에게 조금 친절해져도 되지않을까 해서.”
“,,,로빈!!!!”
“어머, 다들 듣고있었어? 그리고 내가 내 반려자를 고르는데 소리는 지르지 않아도 되잖아.”
“그걸 말이라고 해? 저런 무지한녀석을 어디다가 써먹겠다는 거야?”
“말했잖아, 가르친다고 했었지? 그리고 돌아가버리면 끝나는거야 두번다시 이 세계로 오지 못할테니까.”
“그게 무슨말입니까?”
“말 그대로야, 이 세계에 외부인은 두번씩이나 허용하지않아서 한번은 우연으로 올 수 있지만 이들이 거부를 하니까 당연스럽게 오지 못해, 오더라도 또 다른 세계로 떨어질거고,,이 세계에 남을지 떠날지는 네 몫이지만.”
“,,,남더라도 미움밖에 받질 못할것같습니다만,,”
“후후, 적응하긴 힘들겠지만 어쩌겠어.”
“우리들의 로빈은 넘겨주지않을거야, 바보같은 가시나무같으니ㅡ 흔들리지마 로빈.”
“네에 네에, 알았으니까 이만 돌아가주지않을래? 저녁식사시간이라 어지럽히면 곤란하거든.”
“우,,내일 봐,,,,저녀석이 손끝만 마주해도 소리지르라고! 바로 달려올테니까!”
“알았어 그러니까 어서 가줬으면 해.”
창가를 열어 아리엘을 보내주고나서야 거실의 식탁으로 향하기 전 밴시가 그에게 옷을 건네주었기에 입고 나오라는 손짓으로 먼저 나온 뒤 거실의 쇼파에 걸터앉고서 물을 두어번 들이키자 방 안에서 나오는 모습을 눈에 담았다, 하얀 장발이 무색하지않을정도의 하얀셔츠에 검은색의 바지, 얼굴도 하얀편이라 기본적인 옷임에도 잘어울렸다.
“역시 옷걸이가 좋으니 뭘 입어도 괜찮네, 어디 불편하진않고?”
“편하군요, 나쁘지않습니다.”
“좋아, 조금 있다가 나는 외출을 나가야하는데 집에 있을래? 아니면 따라올래?”
“선택지로 제게 주어지는 결과는 무엇입니까?”
“타인을 만난다는걸까, 몇시간 걸리진 않겠지만 장거리를 날아갈거라서.”
“,,남겠습니다, 아직까진 조금 낮설어서 말이죠.”
“그럼 그렇게 해.”
접시와 덜어먹을 소스를 가져오는 벤시들을 보며 의자를 잡아 끌어당긴 뒤 앉은채로 바티칸에 보낼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주 내용은 회의에 참석하지 않는다는 내용이였지만 자신들의 신을 정해놓은 종교인들은 돌려말하지않으면 고위직 인간들이 자신들의 순리에 맞지않는다며 길길이 날뛰기때문에 정중하지만 간결하게, 그러나 말을 돌려말하는듯한 느낌으로 휘어지는듯한 글씨체로 길게 써내려가는 중간중간 내용을 살폈다. 그리고 편지를 다음장의 절반정도 채울쯤 가볍게 식탁을 두어번 두드리는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무슨 할 말이라도?”
“멋대로 훔쳐본건 죄송합니다만 그렇게까지 돌려서 쓸 필요가 있습니까?”
“훔쳐 본 주제에 제대로 맞췄네, 내 성격에도 안맞는 일이지만 어쩌겠어 위쪽을 담당하는 늙은이들이 직설적인걸 맘에들어하지않으니 살살 달래서 내 입맛대로 잘 꿰어내야지, 사람들이랑 어울리는 일은 다 그런거잖아? 너도 잘 알텐데.”
“강한 힘을 가진 마법사는 피곤하군요.”
“With great power comes great responsibility, 큰 힘을 가졌으니 책임도 큰 법이 아니겠어?”
“,,맞는말입니다, 당신은 그걸 용캐 피하지않는 책임감이 큰 사람이라는 뜻이겠죠.”
“귀찮지만 책임은 따라오고 해야 할 일은 해야지, 현재 사람들은 Noblesse Oblige라는 말을 자주쓰지만 말이야.”
“그나저나,,,식사는 꼭 해야하는겁니까? 너무 많습니다만.”
“간만에 손님이니 들떠있었군, 벤시ㅡ 적당히 놓도록 해.”
“아니, 제가 식사를 해본적이 없습니다만.”
“,,,,뭐? 말도 안되는 소리 좀 하지말아줬으면 하는데, 알다가도 모를소리하는게 취미인가?”
고개를 끄덕이는 벤시들을 보며 쓰던 편지를 내려놓고서 포크와 나이프를 쥐려는 찰나 당황스러운 말이 들렸다, 식사를 하지않는다는 그의 말에 적잖이 놀란것도 있지만 식사를 하지않고서 살아가는것은 이 세계에 요정들이나 망령들밖에 없었고 나는 코웃음을 치며 일어나 그의 뒤로 걸어간 뒤 고개를 숙여 그의 팔에 나이프와 포크를 쥐어주고서 곁눈질했다. 그는 무의미하다는 얼굴로 식탁을 내려다 볼 뿐이였지만 이내 들리는 공복감을 알리는 소리가 그의 손을 움직이게 만들수밖에 없었다.
“방금 내 배는 아닌데말이야, 이 집의 주인들은 전혀 식사를 하지 못하는분들이고.”
“,,”
“남은사람은 글세, 아까 식사 안하신다는 분이 어디에 누구셨더라.”
“,,먹겠습니다, 다만 이전에서 살던 곳에서는 흡입하지 않아도 마력을 만들어낼수있었으니까요.”
“저런, 맛의 즐거움을 몰랐다니 조금은 슬퍼지는걸.”
“동정은 접어두시지요.”
키득거리다가도 나 또한 식사를 위해 자리로 돌아간 뒤 잘 구워져 바삭하고 촉촉한 와플에 사과젬과 꿀을 덧바른뒤 한입 크게 베어물고서 시큼한 향이 물씬 풍기는 오렌지쥬스를 들이킨 뒤 와플을 먹어치운 뒤에는 바삭한 베이컨위로 반숙의 노른자를 터트려 입에넣고 음미하다가도 피칸파이 한조각과 마들렌 두조각을 금새 먹어치우고선 남아있던 오렌지쥬스를 깔끔하게 마셔두고서 시선을 빈 유리컵에서 앞으로 향하자 쉬폰케이크를 포크로 찍지못해 애꿎은 접시만 두드리는 모습에 작게 웃어보이다가 시선을 창 밖으로 돌렸다, 등 뒤에서 과거가 머리를 살금살금 고양이의 앞발마냥 아주 천천히 내밀었다, 오렌지쥬스와는 다른 씁쓸함이 혀 끝을 띄우며 목구멍의 열기가 울컥 올라오는것같은 고조감, 발끝이 촉감을 곤두세우고 발레리나가 춤을추듯 떨리면서 저려오는 혐오감에 눈동자를 두어번 깜빡였다, 이럴 줄 알았다면 그때의 미친짓은 하지않았겠지만 그 당시에 나는 정말로 어딘가가 아팠으니까, 그런짓을 하지않고서는 정말로 내가 알지못하는 어딘가까지 망가져버릴것같았고 내 자의로 만들어낸 상당한 양을 가진 그것은 자기 자신은 아직 남아있다는듯 내 목덜미 옆으로 기어와서는 기어이 혀를 축이며 히죽거리며 웃었다. 징그러움에도 떨쳐버릴 수 조차 없는 내게 이것은 또 하나의 나와 같다. 어찌 너를 떨쳐버릴수있을까 이렇게 질척거리는 너를 내치기엔 아직 이 목숨이 너무 길다는걸 첫번째 삶에서조차 느끼지않았던가, 고통스럽고 아프고 슬프고 괴로운것을 알면서도 이 운행을 멈추지않는것도 지독한 나의 인과임에 분명하다고 말해야할까? 깜빡거리던 눈꺼풀을 닫고서 의자에 등을 기대자 어렴풋이 흘러들어오는 기억의 단편에 숨을 묻었다.
첫번째의 삶은 아득히 멀고 먼 곳의 영화를 보는듯한, 내가 겪은 삶이였고 끝을 맺을때까지 무엇하나 좋은것은 없었다, 이유없이 타인에 의해 이어져가는 삶은 괴로웠고 마력은 끊임없이 체내에서 생산되어 이용당했다, 그 끝의 안식은 너무나도 편안했으나 고통스럽기도 했다. 독약을 한병, 두병, 세병, 네병,,점점 비워지는 약병과 봉지들은 바닥으로 추락하기가 무섭게 저마다 짧은 단말마같던 탄식을 내뱉으며 산산조각이 났다. 디기탈리스와 스트리크닌을 제조, 정제한 분말가루는 이미 지분거리던 입술에 푸석거릴정도로 달라붙었으며 페노바르비탈은 이미 사탕을 먹는 아이마냥 이를세워 적당한 크기의 알약을 조각조각 잘게 부숴먹었다, 그 위로 리신을 목구멍으로 퍼부으며 병의 입구와 수 없는 입맞춤을 하며 춤을 추는 계집아이마냥 콧노래를 밑반찬삼아 빙글빙글 춤을 췄다. 바닥에는 이미 칸타리스와 헤로인의 가루가 소량으로 남아 마루바닥 위를 뒹굴고 있었고 사린이 담긴 병은 비어있었으나 내용물은 얼굴과 손, 접촉할수있는 피부 전체에 골고루 펴 발랐다, 비소와 수은은 이미 진작에 위장으로 쏟아부었으며 청산가리와 안티몬은 별사탕마냥 혀에 녹여 침과 함께 진득히 삼켰다 목이 텁텁하다 싶으면 니코틴을 쭉 들이키고 그렇게 한참을 반복해서야 겨우 눈을 감을 수 있었다. 뽑혀가는 마력만큼 그들은 내게 약을 쥐어주었고 점점 주도권이 넘어가며 잠시 정신을 차렸을땐 온 몸에 뱀이 휘감고있었다, 눈이 아플정도로 휘향찬란한 그러나 온통 탁한 붉은색의 눈을 가진채 혀를 날름거리며 팔과 다리, 목, 배와 허리를 기어다녔다. 그들은 낄낄거리거나 마치 돼지처럼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고양이처럼 나긋하다가도 악마처럼 온 몸을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토할것같아 어지러워 더럽고 역겹고 한없이 마른 몸뚱이가 뜨거우면서도 손과 발이 너무나도 차가워 몸을 웅크렸지만 소용이없다, 이것들을 누가 때어내주지 않으면 정말로 죽어서도 고통스러울것같았기에, 사실 이 목숨이 어떻게 끊긴건지는 기억이 나질않는다,,고 해야할까 그 후로 몇번이나 슬레이베가로서 다시 태어난것에 원망하기도 했으나 약은 육체를 옮긴 내 몸에 그대로 남아있었고 그것들을 해독하기위해 티르 나 노그와 드레곤의 나라를 전전하며 마력회복과 휴식에 중점을두었다, 린델과 오베론, 티타니아의 도움을 많이받았고 뱀들은 한마리, 두마리씩 사라져갔지만 딱 한마리가 남아있는채 어딘가에서 나타난다.
그들은 내 정신적인 문제로 나타난다고 넌지시 조언을 건네주었고 이전 가시나무의 마법사인 엘리어스의 집을 방문했을때처럼 집과 두명의 벤시를 두고서 살았었다, 그리고 한참동안이나 음식에 입을 대지않은채 눈을 감고있던 내가 이상하기라도 한건지 조금 낮은듯한 중저음이 과거를 흩어보고있던 나의 귓가에 흘러들어왔다.
“어디 아프기라도 한겁니까?”
“,,아니, 그저 과거를 돌아봤을뿐이야, 내 친구가 나를 찾아왔거든.”
“친구?”
“그래, 이제 슬슬 움직여도 될것같은데,,손님인가?”
-안녕하십니까 슬레이베가.-
“여전히 배려심은 더럽게없군, 실험은 알아서 보내준다고 했을텐데 바티칸.”
-슬레이베가야 말로 여전히 말이 심하군요, 좀 더 평범히 대화할 수 없는겁니까?-
“약조를 깬 너희들에게 곱게 쓸 단어따위 불충분하지않나, 너희들의 지조를 강조하려들지마라.”
-그건 그렇고 방문약조를 받으러 왔습니다만-
“방문약조? 나는 네놈들과 그런걸 걸어둔 기억이 없는데,,설마 제자를 바티칸으로 끌고오라는건가?”
-당신이 우리와의 관계에서 습득한것은 물건이였지 사람을 사고 파는,,-
“네 놈들이 이젠 헛소리를 다 하는구나, 200년을 냅두었더니,,기어오르는꼴은 봐줄수가 없군.”
-ㅇ-우,,ㄹㅡ에--ㅡ게,,부-울ㅇㅡ-ㅣ한ㅡ, ㄱㅡ언ㅡㅡㄷ,,,시-이ㅡ-인이-ㅈ,,ㅡ
손을뻗어 새를 낚아챈뒤 으스러뜨리자 새의 입에서 으스러지는 가루와 흩어지는 노이즈를 내려다보며 코웃음을 쳤다, 역시 이런면에서는 인간이 싫은것보다도 혐오스럽다고 해야하는건가. 이내 그자리에 바람도 불지 않았는데도 가루가 사라지는걸 노려보다가 몸을틀어 거실로 향했으나 벤시가 그릇에 푸딩을 담아 내 품에 하나 쥐어주었고 절반정도 덜어놓은 그릇을 따라나온 햐얀마법사에게 건네주고선 부엌으로 들어가버리는걸 보다가 옆의 쇼파를 권했다.
“앉아, 그러고보니 이름을 지어주지않았네.”
“이름은 불리던것으로 괜찮습니다만,,식사와 간식이 이렇게 맛있을줄은 처음알았습니다.”
“의외인데- 주위에서 권해주지않았던가?”
“당신은 이해할지 모르겠으나 필멸자가 아닌 초월자는 음식을 입에 대지 않아도 살수있고 인간이 할 일을 굳이 하지않고도 지낼수있으니 해야 할 필요를 느끼지않았을 뿐입니다, 이곳에서 전 필멸자로 내려온 모양이지요.”
“내 예상이지만 아마 그럴거야, 이곳에선 그런 존재가 없어,,망령이나 요정들을 제외하고서는 전부 제 각기 다른 삶을 살고 시작에 맞춰 끝을 준비하지, 오래 사는것은 득이 될만한게 없고 어린것들은 제 생명을 불태우기위해 아름다운것을 남기기도 하고 덧없이 사라지기도 하지,,나는 그들이 부러워. 내 생명을 불태우기엔 이곳은 너무 아름답거든.”
“가령 못사는 사람들이 있음에도 그런말을 하는것입니까?”
“그들이 태어나는것은 운명이라고 하지, 그리고 그 운명을 내가 쥐고있는게 아니야. 알아듣겠어? 그들은 살기위해서 태어난거야, 안락한곳에서 태어난것들은 자기들끼리 물어뜯거나 도태되고 망가지기쉬워서 자신의 생명조차 가볍게 여기지, 나는 그런것들을 아름답다고 하지않아,,오히려 추악하다고 하지.”
“,,,그들은 같은 인간이지 않습니까.”
“그래, 그들은 같은 인간이지ㅡ 하지만 그 뒤의 삶은 제 각기 다른법이고 그건 그들의 운명이 지닌 무게감이라고 하자, 그러면 그 무게를 올리고 내리는건 누가한다고 생각해? 하나하나의 무게가 제각각 틀려, 그 모든것은 신이 결정하지않아,,아까도 봤다싶이 저런것들이 신을 숭배하며 애꿎은 시민들의 주머니를 거둬가곤해. 애초에 신이 존재한다면 마법은 왜 있고 어째서 그들은 우리를 도와주지않는건지 생각은 해 봤어?”
“그건,,그보다도 당신은 신을 믿지않는겁니까?”
“응, 나는 신을 믿지않아. 그들은 사람들을 홀려놓고선 일을 시키지- 신이 존재한다면 그들과 접촉하는 이들은 특이점이 하나라도 있어야하지만 그들은 마술사야, 오감을 속이며 더러운 거짓말로 타인을 꾀어내며 허구를 내뱉는 그런족속을 나와 나의 이웃들은 그들을 경멸해, 마법을 모욕하고 우리들의 자리를 차지하려드는 위배자에 사기꾼이며 혐오스러운 이들이라 가끔 나도 화가 나.”
“화가,,날 정도입니까?”
“우리의 이웃이 하는 소리도 귀담아 듣지도 않은채 그저 자신의 욕심에 충실하기위해 불타올라야 할 아이들을 차가운 바닥으로 던지는 그들에게 화가 안나겠어? 이미 우리는 많은 아이들을 잃었고 숨어줄 그림자는 옅어져서 돌아오지않아, 아마 그 아이와 함께 있기위해서 모든걸 내려두었으니 네가 돌아가기 전까지 그의 빈자리를 채워야해.”
“그러고보니 저도 그림자라고 하는걸 들었습니다만,,그림자라고 하는건 무슨직책인거죠?”
“가시나무의 그림자에 깃든 자, 세계와 세계의 중심에서 그들로부터 이웃을 가려주는거라고 할까? 큰 일은 아니지만.”
“아직 저는 아무것도 배우지 않았습니다, 가능할리가 없어요.”
“그래, 그렇지만 너는 너무 밝아ㅡ 마치 설산에 내려앉은 눈그림자처럼 짙은색도 아니지.”
“보아하니 그게 제 이름이 될것같군요.”
“유랑객에게 이름을 붙여주면 너와 나는 그것으로 ‘이웃’이 돼,,그렇지만 너는 이미 나와 사제관계로 엮어있지.”
“,,,이름이야 아무래도 좋습니다만,,어째서 관계에 집착하는겁니까?”
“너와 나의 사이에 유대감이 생기고 그 사이에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관례가 하나 둘 엮어오지, 그리고 그것은 강력한 마법의 하나가 되는거야. 너와 나만이 공유할수있는 유일무의한 고대마법이기도 하지.”
“가령 예를 들자면,,요?”
“나와 에코즈사이에선 보호마법이 작용하고있고 벤시들과 나 사이에선 관용마법이 성립하지, 무엇보다도ㅡ”
“,,!”
“이웃들의 왕과 왕비사이라면 말 할 필요도 없지.”
눈앞에서 바람이 흐트러지고 불이 크게 일어나다가도 물과 바람이 그것을 붙잡는순간 종이가 나타났기에 그것을 잡고서 두어번정도 툭툭 두드리자 세 원소들은 얌전히 사라지며 손 안에 쥐어진 종이한장만이 남았다, 아리엘의 짓인가 싶어 슬쩍 돌려보지만 역시 눈치가 빠른건지 이때만큼은 꽁무니하나 찾을수없음에 작게 한숨을 쉬며 편지를 읽어내려갔다, 처음에는 엉망진창으로 물들인듯한 삐뚤한 글씨체가 자리잡고있었으나 점차 그 기세가 수그러드는걸로 보아하니 분명 오베론 왕이 편지를 쓰기 시작하다가 지루해졌으니 티타니아 왕비에게 넘겼겠군. 편지를 두어번 접어 벽난로에 던져버리고선 지팡이를 들었다.
“따라오는게 좋을거야, 그들이 너를 보고싶어해.”
“,,당신은 정말 알다가도 모르게 변덕이 심하군요.”
“세상일이 마음대로 따라주면 그게 더 이상하지않을까, 네 이름도 정했으니 소개는 해야하지않겠어?”
“소개라니, 휘두르는것도 정말 정도껏,,”
“라이즈, Leise[‘laizә], 맘에들어?”
“,,,,무슨뜻입니까.”
“조심스러운, 그윽한,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의 가벼운, 약한, 부드러운, 낮은 목소리로 희미하게, 가볍게, 살그머니”
“이봐요, 저는 강합니다. 그런데 뜻이 약하다는 단어를 내게 붙이다니,,”
“그쪽세계의 너는 무적일지 몰라도 여기서 너는 지팡이한번 휘두르면 죽을수있어.”
“,,헤어질때는 그 이름은 잊어주시죠.”
“네에 네에, 문을 열어야 하니 좀 떨어지는게 좋아.”
‘숲의 길이여, 그대의 휘하에 맞춰 흔들리는 나뭇잎이 향하는 금환의 가지에 로단테를 엮으니 노란주나무의 고리에 눈이 맻혀 사라지는 그 찰나의 영광에 몸을 맡기는 우리를 받아들여주오, 그 길에 해하는것이 없게 도와주길 바란다.’
지팡이로 바닥을 두드리자 틈새가 벌어지며 한사람이 지나갈정도의 크기로 문이 열렸고 마중나온 순록 두마리를 바라보다가 바라보기만 할 뿐인 라이즈를 태워주기위해 순록에게 허리를 숙여달라고 부탁해야했고 나 또한 올라 탄 뒤로 한참을 순록의 등에 태워진채로 주위를 둘러보며 처음 타보는것인지 앉아있음에도 불안해보이는 그를 몇번이나 돌아봤을쯤에 작게 제잘거리는 소리가 들려왔고 순록의 등에서 내려왔다.
“오랜만에 뵙는군요 티타니아 여왕, 그리고 오베론 왕.”
“오랜만에 보니까 정말로 반갑기 그지없구나, 좀 더 오래있어도 될터인데.”
“우리들의 로빈은 바쁘니까 이해해줘야지 티타니아, 저쪽이 네 신랑이라던 이방인?”
“네, 마력이나 도통 이곳에 존재할수없는게 많다보니 다른차원의 마법사라는걸로 결론이 났습니다.”
“하얀 머리카락이네? 인간들이 신성시 할 색이지만 우리로서는 검정색보다도 인기가 없지, 마력과는 전혀 맞지않으니까,,그러고보니 이전 로빈과 그림자의 가시였는데 이번에는 비슷하지만 다른느낌이지않아?”
“그렇지만 이번엔 역량이 정말로 반대예요 오베론.”
“그게 무슨말입니까?”
“이전 그림자가 이 숲의 절반이고 로빈은 이 나무를 하나 채우기도 힘들었는데말야, 지금의 로빈의 마력은 이 숲을 채우고도 한참 남아돌지만 너의 마력은 내 손안에 모이는게 전부야, 아마 넘어오면서 이질적인 느낌때문에 세계가 거부를 한 것일지도 모르지, 로빈이 우리들만의 미드이기에 너와 엮어진순간 우리는 알 수 있단다 어린 가시나무야.”
“,,너무 놀리지말아주시겠어요 오베론 왕, 그렇게 놀려먹으면 저로서도 조금 화가 치미는군요.”
“그렇지만 어째서인지 그림자의 가시나무들은 하나같이 재미없는걸, 넓은 아량의 로빈에게 찬양을!”
“왕의 장난이 심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으시는지.”
“그런가, 그래도 여전히 너는 아름답구나 로빈, 우리들의 총아, 하나뿐인 미드ㅡ 너를 감싼 푸른색이 아까울정도야, 너는 푸른색과 녹음으로 둘러쌓여도 색이 모자라기에 무척이나 아쉬워.”
“칭찬 감사하군요, 티타니아 여왕이시여 우리가 당신의 길을 뒤따라가도 되겠습니까?”
“물론이란다, 너는 이미 몇번이나 밤의 세계로 흘러들어와 나를 기쁘게 만들어주지 않았니, 늘 환영이란다 아이야.”
“여왕님, 매번 육체가 있는것들과 말을 섞으시는겁니까.”
“그녀를 용서하렴, 괴로움을 겪은 아픈아이를 내칠정도로 난 나쁘지않단다 스프리간.”
“그나저나 얘는 아직인가? 응?”
“,,내가 잘못들은것같습니다만,,방금,,,”
“오베론 왕,,!”
“얘는 무조건 귀여우니까 좋아하는데 너희들은 몇명이나 만들거야? 아 금발이면 더 좋겠다! 우리 요정들은 제일 좋아하는게 금발이거든!! 그리고 무엇보다도 미드가 마음씨가 좋아서 뭐든 잘 해줄거고 네가 노력만 한다면 될거야! 가시나무가 어째 우리들의 로빈과 자주 엮이는것같은 착각이 들긴하는데 뭐가 어떻든 네가 돌아간다면 좀 아쉽ㄱ,,”
“내 머리야,,어떻게 그때나 지금이나 로빈만 보고 들떠서는,,하아,,,스프리간.”
이내 검은 개들이 달려와서 오베론 왕을 끌고갔으나 그 와중에도 뭔가 갈작거리는 소리와 함께 처절한 비명이 들려오는건 좀 묻어두도록 할까, 티타니아 여왕은 나와 라이즈를 보며 사과의 말을 전하며 가는길을 손가락으로 가리켜준 뒤 서로 반대방향으로 나아갔다.
“그러고보니 요정이라는게,,요정들의 여왕입니까?”
“그래 맞아, 요정들의 왕인 오베론과 요정들의 여왕 티타니아,,그들은 절대적이라서 나도 조금 무서워.”
“우리와는 다르군요, 요정여왕이였던 에네피아라고 페어리 퀸이라고 불리죠.”
“분명 두 개체는 다른성질을 띄고있을거야, 세계가 다르니까.”
“그렇겠죠, 무엇보다도 에네피아는 이런 자연을 이용하진 못하니까요.”
“라,,아니 하얀마법사, 너는 너의 세계로 돌아가고싶어?”
“,,물론입니다, 그곳은 저의 세계이고 제가 살던곳이니 그리울 수 밖에 없죠.”
“,,,,,역시 내가 오랫동안 붙잡는것으로는 무리일것같네, 빨리 거처를 구하지않으면,,”
“슬레이 베가, 혹 저랑 같이 가지 않겠습니까?”
“,,내가 너랑? 너의 세계에?”
“예, 무엇보다도 당신은 지금의 삶에 힘겨워하지 않습니까, 저쪽으로 넘어간다면 방법을 찾을지도 모릅니다.”
“지금 무슨소리야, 너의 세계에는 이웃들이 없는 세계인걸 알면서도 나를 데려간다고?”
“무슨 일이든 방법은 찾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제가 아주 오랜시간을 공들여 한 연구의 끝을 봤기에 당신의 일 또한 제가 맡아줄 수 있을겁니다, 빛진것도 있고 무엇보다도 당신에게 흥미가 생겼거든요.”
“잠시만,,너,,,설마 일부러,,”
“목걸이는 별로였지만 소득은 아주 큰 수확을 할 수 있게되어 헛고생은 아니니 주고받은셈으로 치죠.”
“농담도 정도껏 해, 너의 세계에 나는 이방인취급으로 튕겨져나갈거야, 억지로 하는 행위는, 좋은결과를 낳지도 못해.”
“그것쯤은 이미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당신은 유일하게 저를 통제 해 줄 마법사지요.”
“잠,,ㅅ,싫어,,이거 놔, 누구없어요?! 젠장,,아리엘,,!”
“난리피우지 마십시오, 때가 되면 다시 만날수있습니다 비안.”
하얀마법사는 이내 내 손목을 잡고서 차원을 가볍게 열었고 저 멀리 티타니아와 오베론이 달려오는것을 마지막으로 차원 안으로 끌려들어갔다. 내가 소중히 여기던 모든것들이 눈앞에서 흐려지면서 사라졌다, 그리고 이끌어오는 손길에 말없이 따라가자 의자를 내어주었다.
“,,대체 원하는게 뭐야? 내 이름은 어떻게,,”
“물론 비안 위켄헤디아 당신이지요, 나를 이끌어줄 유일한 마법사,,이름은 그들에게 힘을 과시하니 불더군요.”
“이젠 아무래도 좋아,,,어서 날 돌려 보내줘, 이런 힘을 갖고있다는거 알았으니까,,놀리지도 않을테니,,,제발,,,”
“그렇게 애원하지않아도 돌려보내줄건데 재촉하지 말았으면 하는군요, 당신도 당신의 힘도 필요하니까,,”
“,,,나와,,내 힘이라고,,설마 너,,”
“당신이 오로지 내 손안으로 굴러들어왔을때, 그 쯤에서 풀어주는건 다시 생각해보지.”
“ㅈ, ㅈ,잠깐만,,힘을 과시했다면,,그들은,,,,어떻게 했어?”
“아리엘이라고 했던가요? 상당히 귀찮기도 했지만,,지저분하게 터져서 죽어버리더군요.”
“그래서 내가 불러도,,안왔던거야,,,,그들이라면 당장 와야했는데,,”
“흐음, 그 표정도 나쁘짆않군.”
“너,,대체 정체가 뭐야? 뭐하는놈인데 세계에 간섭하려드는거야?!”
“단지 내 연구를 위해서였죠, 하지만 이젠 아무래도 좋아. 힘이 하나가 되었을때 새로운 세계를 볼수있을것이다.”
“타인의 마력이 섞이는게 쉬운줄알아? 너도 마법사니까 대략적인 이론은 알고있을텐데.”
“그래, 그래서 그것을 컨트롤해줄 너를 데려온게 아니던가.”
“,,,,나를 써먹겠다?”
“순수한 마력을 가진자가 그것을 이용하지않으니 쓸수있는자가 써주어야하지않겠나.”
“빌어먹을,,이런식으로 끝낼수는 없어, 내가 너따위에게,,”
“걱정이라면 하지않아도 좋다, 내가 너를 쉬이 죽게두진않을테니까,,나의 파란장미.”
“누가 너의,,파란,,흑,,,장미,,,라는거야!!”
“눈을 감아.”
과연 나는 고향도 아닌 여기서 얼마나 버틸수있을까, 이웃의 도움은 더이상 받을수가 없으니 마력억제가 힘들어지기 시작하면서 호흡이 거칠어진다. 혈관이 부풀어올라 터져버릴것같다 뇌가 알수없는 기억까지 더듬어가는듯한 기분에 눈동자를 고정할 여력도 빠져나간다, 어느새 가까이 온 그는 나를 붙잡고서 웃고있었던 것 같은데 나는 무슨 표정을 짓고있었지? 도저히 머리가 돌아가질 않았다, 그가 죽인것들의 처절한 울음소리가 붙잡힌 팔을 타고올라 귓가에 맴도는것같아서 역겨웠고 내 자신이 갈기갈기 찢긴것같아서 속이 뒤틀린다. 도저히 이 장소에서 일어나서 벗어날 힘은 이미 제 자리를 벗어난지 오래였고 호기심을 가장한 하얀색의 손이 푸른장미를 억세게 잡아채는 그 순간 숨소리가 멈췄다. 그러나 무언가가 비틀어지는 소리가 들리는듯한ㅡ 아, 아아, 아아아 그래, 비틀어지던것은 나였다, 내 육체와 마력체계가 전부 파탄나버린것이다. 결국 보이지않는자들의 푸른장미는 검은인간에게 붙잡혀 그들에게 떠났고 하나 둘 늘어가는 검붉은색 꽃잎을 그의 손 안에서 피워낼수밖에 없다, 제 역활을 끝마칠때까지 줄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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